영국박물관의 실크로드 특별전은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교역·문화 네트워크를 재조명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2024년 9월 26일부터 2025년 2월 23일까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에서 유럽 서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문명권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낸 국제급 기획으로, 로이터(Reuters), AP통신(AP News), AFP통신 등 세계 주요 매체들은 이를 “올해 가장 주목받는 글로벌 전시 중 하나”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전시는 동아시아에서부터 북서유럽에 이르기까지, 실크로드를 구성한 주요 문명권과 도시들을 총망라하는 대규모 구성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실크로드가 단일한 길이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전역이 거대한 문명 네트워크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장대한 서사의 중심에는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한가운데에서 교역·외교·종교·사상이 집중되던 사마르칸드가 자리합니다.
전시에서도 이러한 위상이 명확하게 반영되어, 사마르칸드는 주요 축을 이루는 핵심 섹션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 사마르칸드 섹션에는 당시 실크로드 중심도시의 면모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아프라시압 궁전벽화가 이례적으로 실물 전시되었습니다.
그러나 벽화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발생한 훼손과 퇴색으로 인해 실물만으로는 그 전체 구성과 도상적 의미를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TRIC의 디지털복원본이 실물 전시와 병행되어, 실물에서 확인이 어려운 장면·색채·맥락 정보를 보완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디지털복원본은 고고학적 조사, 색채·안료 분석, 문헌 비교 등 다양한 근거를 토대로 현존 정보의 충실한 재현에서부터 보수적 복원까지 여러 층위의 방식이 결합된 형태로 구성되어, 실물과 디지털 자료가 상호 보완적으로 하나의 서사를 완성하도록 전시 전체의 전달력을 높였습니다.